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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라 이궁 방문기: 가이드와 함께 걸어본 교토 정원 설계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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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도착하기도 전에 시작되는 난관

궁내청 홈페이지는 매일 확인하기—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가쓰라 이궁은 사전 예약을 하거나, 당일 예약을 운 좋게 잡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홈페이지에 빈자리가 있어 보여도 선착순이 아니다. 신청은 매일 밤 마감되고, 가능한 인원은 추첨으로 정해진다.

그러니까 홈페이지에 2자리 남았다고 떠 있어도, 그날 5명이 신청하면 그 5명이 추첨에 들어가는 식이다. 그래도 취소가 나오면 새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매일 확인하다 보면 신청 기회가 생기고 운이 좋으면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해준 “마지막까지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조언을 믿고 계속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행 4일 전에 당첨됐다…!

그 말을 믿길 정말 잘했다… 드디어 그토록 가보고 싶던 가쓰라 이궁으로 간다!!

교토역에서 가쓰라 이궁까지

교토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쓰라 이궁으로

가는 방법은 몇 가지 있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게이한 교토 고쓰 26번 버스를 탔다. ‘가쓰라리큐마에’ 정류장에서 내리니 정말 주택가 한가운데였고, 여기 정말 있는 거 맞아? 싶어 하면서 걸어갔다.

걷다 보니 궁내청이 관리하는 밭이 갑자기 나타나서 또 한 번 놀라며 계속 앞으로 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약 15분쯤 걸어 가쓰라 이궁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이궁의 명물 중 하나인 대나무 울타리, 호가키 울타리가 있다.

다른 유명한 사사가키 울타리는 못 봤다… 흑.

가이드와 함께 둘러본 가쓰라 이궁

세세한 곳에 깃든 환대와 장난기

가쓰라 이궁은 300년도 더 전에 조성된 아름다운 정원과 다실이 정성스럽게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책으로만 봐서는 이 장소의 실감이 잘 오지 않아서, 기대감이 점점 커졌다.

시간이 되자 가이드와 함께 약 한 시간 동안 가쓰라 이궁의 정원을 둘러봤다. 처음에는 굳이 가이드 투어까지 필요할까 싶었는데, 아니, 가이드는 꼭 필요하겠구나 하고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그만큼 내용이 정말 알찼다.

안으로 들어가자 돌로 포장된 미유키미치 길을 따라 걸었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걷기 정말 편하다. 양옆이 살짝 아래로 기울어져 있어서 배수도 잘되도록 했다고 들었다.

미유키미치

이곳은 가쓰라 이궁의 입구인 미유키몬이다. 기둥의 껍질을 일부러 벗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점이 너무 좋다. 정말 세련돼 보인다.

미유키몬

미유키몬 앞길은 문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넓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길이 더 길어 보인다는데… 이거 완전 디즈니랜드식 연출 아닌가? 교토에는 300년 전에 이미 디즈니랜드가 있었네.

앞쪽과 안쪽의 길 너비가 다르다

계속 바뀌는 풍경에 감탄하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코시카케였다. 작은 쉼터 같은 곳인데, 차를 즐기기 전에 이곳에서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거기에 앉으면 소테쓰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당시에는 귀했던 소철을 사쓰마 시마즈 가문이 바친 것이라고 들었다.

교토의 겨울은 추워서 짚으로 감싸 보호한다고 한다, 하하.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역시 귀한 것을 좋아했구나 싶다.

바깥 대기용 벤치 앞에는 니주마스가타 조즈바치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왜 ‘이중’이냐면, 네모 안에 또 하나의 네모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디테일이 너무 많다…!!

조금 더 가면 시야가 탁 트이며 연못이 나타난다. 이 연못은 바다를 상징하고, 사진 중앙에 보이는 요소는 아마노하시다테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라고 한다. 또 돌이 넓게 펼쳐진 너머의 석등은 등대를 본뜬 것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

이걸 스하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뒤쪽이 아마노하시다테

그 연못 위의 돌다리를 건너면 쇼킨테이에 닿는다. 다리가 정말 좁으니*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 *폭 65cm

쇼킨테이는 가쓰라 이궁에서 가장 격식 높은 다실로 알려져 있다. 또 이궁의 다실들 가운데 겨울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파란색과 흰색의 체크무늬가 놀랄 만큼 현대적으로 느껴져서, 그 점도 큰 매력이다.

여기서 들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적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조금씩 건너뛰어 가기로 한다. 다음은 온린도인데, 다실이 아니라 불당이다.

온린도

살짝 둥근 형태가 다른 다실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지붕은 호교즈쿠리 양식이라고 한다.

가쓰라노미야 가문의 위패가 이곳에 모셔져 있다고 들었다.

다음은 쇼이켄이다. 연못가를 따라 넓게 펼쳐진 땅은 배가 닿는 선착장 같은 곳이라고 한다. 가쓰라 이궁 안을 배로도 돌아다닐 수 있었다니, 이쯤 되면 거의 디즈니씨의 원형 아닌가… 하하

쇼이켄

이곳이 정말 즐거운 이유는 조금만 걸어도 풍경이 완전히 또 달라진다는 점이다.

서원 건물은 현재 공사 중

서원 건물은 가쓰라 이궁의 핵심 건축이다. 놀랍게도 40년에 걸쳐 세 단계로 지어졌는데, 오래된 순서대로 고서원(1624), 중서원(1641), 신어전(1663)이다.

건물은 지그재그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를 간코 배치라고 부른다고 한다.

서원 건물

아쉽게도 일부가 보수 공사 중이라 전체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고서원에서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이 쓰키미다이다. 이름 그대로 달을 감상하기 위한 툇마루 같은 공간이다. 정말 우아하다.

쓰키미다이

쓰키미다이에서는 연못과 나무, 그리고 달을 바라보도록 되어 있다. 바로 그 방향을 향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겟파로에 이르면 동선도 거의 끝나간다…

거의 마지막에 본 이 다실은 겟파로다.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쇼킨테이이다.

천장은 뒤집힌 배 밑면을 떠올리게 하도록 디자인되었고, 거기에 배 그림이 걸려 있다고 한다. 가운데 기둥은 천장을 받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늘고 휘어 있어서 솔직히 좀 불안한 느낌도 든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구조재가 아니라 장식용이라, 실제로는 천장을 받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가벼운 인상을 주기 위한 장치라고 하는데, 이런 장난기 있는 연출이 너무 세련됐다…!!

다른 계절에도 다시 와서 보고 싶다

길의 끝에는 쓰이타테마쓰라는 소나무가 서 있는데, 바깥에서 안쪽 풍경이 한 번에 다 보이지 않도록 살짝 가려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쓰이타테마쓰

시야를 완전히 막는 게 아니라, 소나무가 부드럽게 흐릿하게 가려 주는 방식이 정말 우아하다.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이런 유쾌한 창의성이 놀랍다. 약 한 시간 안에 믿기지 않을 만큼 밀도 높은 회유식 정원 체험이었다.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들었으니, 다른 시기에도 꼭 다시 와 보고 싶다. 하지만 너무 특별한 경험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이곳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내가 두 번째 예약을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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