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립박물관 헤이세이 지신칸 건축 둘러보기
다니구치 요시오의 설계
다음으로 향한 곳은 산주산겐도 바로 맞은편에 있는 교토국립박물관이었다. 여기서 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다니구치 요시오의 아름다운 건축이었다.
입구의 매표소가 있는 공간부터 시작해 건물 전체가 좋은 의미로 120퍼센트 다니구치 요시오다. 그리고 네, 수반도 있다.

입구에는 마에다 커피 교하쿠점이라는 카페도 있었는데, 박물관에 입장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위엄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이 메이지 고토칸(구 본관)이다. 가타야마 도쿠마가 설계한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아 내부에는 들어갈 수 없다.

언젠가 메이지 고토칸에도 꼭 들어가 보고 싶다.
아름다운 외관
현재 문을 닫은 메이지 고토칸 대신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 헤이세이 지신칸이다. 가타야마 도쿠마의 건축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모더니즘 건축이다.

다니구치 요시오의 건축이라고 하면 아름다운 수반과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형태가 떠오른다. 헤이세이 지신칸도 예외가 아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모습이 정말 근사하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수반이 너무 좋다. 그냥 가만히 서서 바라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다. 하하.

수반의 분수는 간헐적으로 켜졌다 꺼졌다 한다. 그런 섬세한 작은 장치들이야말로 다니구치 요시오 건축다운 부분이다.

이 수반을 이렇게 말끔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꽤 큰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깊은 처마의 높이는 옆에 있는 메이지 고토칸과 맞도록 설계된 듯하다.

색채 구성과 단순한 형태 때문에 언뜻 보면 서양식 건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길게 뻗은 수평선과 그 처마야말로 일본 전통 건축의 요소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이 건물은 교토와 정말 잘 어울린다. 헤이세이 지신칸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일본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좋다. 정말, 정말 좋다.
밝고 널찍한 실내
실내는 자연광을 끌어들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계단도 복도도 모두 멋지게 보인다.

이렇게 탁 트이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전시 사이 잠시 쉬고 있으면, 그 뒤에 다시 전시실로 돌아가기도 한결 수월하다. 전시실 자체는 아주 어두우니까, 웃음이 날 정도다.

여기서는 창 너머로 보이는 메이지 고토칸이 처마 아래에 딱 들어맞는다. 전시실 안의 전시물만 볼 것이 아니다. 성격이 다른 두 건물이 주고받는 대화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아트리움이 참 좋다. 게다가 지금 내가 몇 층에 있는지도 금방 알 수 있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벽과 투명한 유리, 그리고 스테인리스 보행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

전시실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그 공간들 역시 조명부터 진열장까지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다. 좋은 의미에서 정말 국립박물관답다고 느껴졌다. 진지한 노력과 배려가 가득했고,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일본다움
이 사진은 메이지 고토칸과 헤이세이 지신칸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에서 찍었다. 메이지 고토칸은 일본이 서양을 따라잡으려 하던 시대에 서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고, 헤이세이 지신칸은 일본의 전통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롭게 표현한 건물이다.

그런데도 둘 다 분명 일본적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박물관을 뒤로했다.
정원에도 전시물이 몇 점 있어서, 나가기 전에 잠깐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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